본문 바로가기

리뷰

[리뷰/책] 불편한 편의점

이 글은 <불편한 편의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불편한 편의점은 올해 나온 김호연의 장편소설이다. 물건도 별로 없고 이벤트도 별로 없는 동네 구멍가게같은, 하지만 더 비싼 어떤 불편한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담은 소설이다. 평소 책과 담을 쌓고 사는 내가 끝까지 읽었다는 소리는 고로 재미있었다는 소리다. 책이 훅훅 넘어갔다.

[나의 평가]

서울역에서 노숙하던 낙오자 독고가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사람을 배우고, 손님의 고통과 갈등을 해결해주면서 서서히 기억을 찾아가는 그런 성장물(??)(다 큰 아저씨의 성장을 성장물로 표현해도 될지는 잘 모르겠다)이다. 술술 잘 읽히고 재밌어서 5점 만점에 5점을 주고 싶다!⭐️⭐️⭐️⭐️⭐️!
그리고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는 나로서는 또 어디에나 존재하는 JS이야기도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편의점 알바가 독고처럼 손님과 그렇게 많이 얘기하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판타지요소처럼 보였다 ㅎㅎ

[줄거리]

1. 산해진미 도시락

이 책의 주인공은 서울역 노숙자 ‘독고’ 씨이다. 그는 알코올성 치매에 걸려 노숙자가 되기 이전의 삶은 모두 까먹고 서울역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누군가 잃어버린 핑크색 파우치를 갖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파우치 속에는 온갖 물건들이 있었고 주인을 되찾아 주기로 하고, 파우치 속 수첩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한다. 파우치의 주인은 전화를 받고 바로 서울역으로 왔다. 그때쯤 노숙자 3명이 와서 그가 가지고 있던 핑크색 파우치를 가져가려고 하였고, 독고는 맞아가면서 온몸으로 파우치를 지키는 것을 그녀가 목격하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청파동에 있는 그녀의 편의점으로 그를 데려가 도시락을 주었고 매일 그것에 와서 도시락을 먹을 수 있도록 한다. 그러면서 그녀와 그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는 시현이 알바로 있는 시간에 와서 도시락을 먹었는데, 새 상품을 먹는게 영 미안한지 항상 폐기가 나오는 시간에 맞춰 폐기 도시락을 먹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이렇게 매일같이 편의점을 드나들었다.
그런데 이 시기에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담당하던 곰같은 사내가 그만두게 되면서 새로운 야간 알바를 찾았어야만 했다. 새 알바를 찾기 전까지 명퇴한 선생님이던 사장 할머니(파우치의 주인)가 야간에 그 자리를 지켰어야만 했다. 어떤 날, 술취한 젊은 여성들과 남성들이 편의점에 들어왔다. 술에 취한 그들은 욕하는 걸 서슴치 않았고, 선생님이었던 그녀는 그들에게 훈계를 하였고, 그들은 그녀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그 주변을 지나가던 독고가 경찰에 신고를 하고 편의점에 와서 그녀를 도와 그들과 맞서 싸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찰이 왔고 사건이 일단락되었다. 그리고 사장님은 독고에게 알바할 것을 제안하면서 독가가 편의점 알바가 된다.

2. 제이에스 오브 제이에스

JS는 진상의 약자이다(Jin Sang)ㅋㅋㅋㅋㅋㅋ
독고가 편의점에서 일하게 되면서 오후 알바인 시현에게 교육을 받으면서 일어난 이야기이다. 시현은 이렇다하게 특출난 게 없고 그냥 무난무난하게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이다. 그녀는 그녀가 일하고 있는 ALWAYS 편의점이 꽤나 마음에 들어 오랫동안 알바를 하고 있는 장기 알바생이다. 그녀는 오후 10시까지 근무하는데 오후 8시부터는 독고에게 편의점 업무를 교육했다. 그러다 근무 중에 JS가 왔다. 이 진상은 매번 엄청 사소한 걸로 꼬투리잡고 시비 거는 손님이다. 하필 교육 중에 와서 독고 씨가 진상 손님을 응대하게 되었다. 독고가 비닐봉지가 필요하냐고 먼저 안 물어봐서 이번에는 그걸로 꼬투리를 잡고 무료로 달라고 한다. 이에 그건 불가능하니 독고는 자신의 꾀죄죄한 에코백에다가 담아가라고 대응했다. 이렇게 진상을 퇴치하고 시현은 그가 마음에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독고는 시현에게 유튜브를 해볼 것을 추천한다. 그녀는 포스기에 대해 하나하나 세세한 것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었고 그는 이런 시현이 편의점 알바를 위한 영상을 만들면 좋을 거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시현은 독고의 말대로 영상을 올렸고, 이 영상을 본 다른 지점의 사장이 자신의 편의점의 점장으로 시현을 스카우트해갔다. 독고의 첫번째 업적이다. 비정규직 공시생을 무려 정규직 점장님으로 만들어줬다.

3. 삼각김밥의 용도

편의점 오전 알바는 오선숙이 담당한다. 그녀는 주인 할머니의 교회 동생인데, 오선숙은 오로지 사장님에게만 살갑게 굴고 나머지에게는 깐깐하고 냉랭하게 군다. 그녀는 뭣하다가 온 건지도 모르는 독고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그녀가 알바를 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애가 삼각김밥 2개를 훔치려고 했다. 그걸 본 그녀는 다 꺼내라고 한다. 하지만 소년은 하나만 꺼내는 꼼수를 썼다. 하지만 꼼수에 넘어가지 않은 그녀가 다 꺼내라는 제스쳐를 취한다. 그러나 소년이 삼각김밥을 얼굴에 던지고 튀려고 했다. 하지만 때마침 등장한 독고가 문을 막아서고 소년이 그녀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도록 한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독고에 대한 그녀의 생각이 조금 깨졌다.
그녀에게는 아들 하나가 있는데, 그 아들은 잘 다니던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집에서 매일같이 게임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아들과 대판 싸우고 출근한 날, 독고는 오선숙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준다. 그리고 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라고 충고한다. 그녀는 어차피 아들은 자기 맘대로 하니까 이야기해봤자라고 생각하고 아들과 이야기를 시도해보지 않았다. 독고는 게임하는 사람들은 삼각김밥이 편하고 좋다며 삼각김밥을 주면서 거기에 편지와 함께 아들에게 줄 것을 제안했다. 효과가 굉장했다. 아들도 장문의 카톡으로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며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며 이야기했다고 한다. 독고의 두번째 업적(?)이었다.

4. 원 플러스 원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매일 밤 와서 참참참(참깨라면 + 참치삼각김밥 + 참이슬)을 사가는 가장이다. 그는 매일 참참참을 사서 밖에 있는 테이블에서 먹는다. 그런 그를 지켜보던 독고는 그에게 술 대신 옥수수수염차를 권했다. 옥수수수염차는 알코올성치매가 올 정도로 술을 달고 살았던 독고가 술을 먹지 않게 도와주는 일등공신이다. 그래서 독고가 그에게 추천한 것이다. 그리고 또 독고는 추운 겨울 밖에서 먹은 그를 위해 온열기를 준비해두었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그는 그저 그가 추천한 옥수수수염차에 빈정이 상해서 한동안 편의점에 오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온 그는 밖에 준비된 참참을 보고 독고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그와 밤에 그렇게 얘기를 하다보니, 자기가 돈을 별로 못 벌다보니 집에서 점점 입지를 잃어가고 있고 가족과의 사이가 안 좋아지고 있다고 술술 말하게 되었다. 독고는 그의 쌍둥이 딸들이 원플러스원 초콜릿만 사간다고 하며 그것을 딸들에게 주라고 조언한다. 또 술 대신 옥수수수염차를 먹으러고 조언한다. 독고의 조언대로 하자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늘어나고 술을 먹지 않으니 가족들도 좋아하고 사이가 좋아졌다고 한다. 독고가 한 가정을 다시 화목하게 만들어줬다.

5. 불편한 편의점

원래 연극배우였던 인경은 극작가가 되었다. 그러나 연극배우였던 그녀의 글을 써주는 곳은 없었고 그녀는 배우 활동도 못하고 작가로서도 활동하지 못하고 가대로 멈춰버렸다. 그러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토지문화관에서 시간을 보내며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 그곳에서 희수 쌤을 만났고 그의 호의 덕분에 서울 청파동에서 글 작업을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바로 앞 always 편의점에 처음 가고 독고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신기한 소재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감독에게 전화가 왔고 그녀에게 괜찮은 소재의 글이면 그걸로 연극을 하겠다난 말을 듣는다. 그녀는 아무 글도 쓰지 않았지만 그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독고를 주인공으로 하여 이야기했고 그 덕분에 그녀는 글을 쓰고 자신의 글을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

6. 네 캔에 만 원

이 에피소드에서는 사장님의 철부지 아들내미가 나온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합법과 불법에서 아슬아슬에서 줄타기를 했고 사람들을 등처먹는 행동도 서슴치 않고 했다. 그러다가 자신과 비슷한 부류의 아내를 만났지만 결국 그 끝은 아파트까지 내어주고 이혼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엄마의 속을 썩이며 엄마 집에서 잠깐 지내다가 집을 나가서 살았다. 그가 집을 나간 동안 아빠가 죽었는데 그의 유산으로 편의점을 차렸다면서 자기가 받을 유산을 엄마가 마음대로 이용해서 차린 편의점이라고 입에 달고 산다. 그러면서 편의점을 정리하고 자신이 할 사업에 투자하라고 한다. 이번에는 에일 맥주 사업에 대한 얘기를 꺼내며 도와달라고 했다. 하지만 알아본 결과 엉망진창인 사기였다. 그리고 이때 아들의 눈밖에 난 독고를 자르기 위해 그의 뒷조사를 흥신소 곽씨에게 시킨다.

7. 폐기 상품이지만 아직 괜찮아

흥신소 곽씨는 원래 경찰이었는데 자기 자식들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내물을 받아 사용했고 그 결과 경찰에서 짤렸다. 그 뒤 흥신소를 운영하였는데, 이번 의뢰가 바로 독고 씨 뒷조사였다. 그는 형편없는 미행실력으로 그를 따라다니다가 경찰 사칭한 것을 걸려 오히려 큰일이 나게 생겼다. 그러다 편의점에 들려 술을 사서 밖에서 마시고 있는데 독고가 온열기와 데운 핫바를 가지고 나와서 온열기를 틀고 방금 나온 폐기 상품이라며 핫바 하나를 준다. 이에 독고에게 미안함도 느끼고 고마움도 느끼며 자신이 독고의 뒷조사를 하고 있고 누군가 위협하고 잇다는 걸 알려준다. 그러면서 자신은 어차피 이 편의점을 떠날 거니까 사장 아들에게서 잔금을 챙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독고 씨의 빈 자리를 곽 씨가 채우게 된다. 그리고 죽은 사람을 찾아달라며 곽 씨에게 마지막 의뢰를 한다.

8. ALWAYS

독고 씨는 편의점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 보니, 자신의 예전 기억이 하나둘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안전을 위해 라텍스 장갑을 끼고 손님이 나간 뒤 손소독제로 소독을 하가 보니 그의 직업이 생각났다. 그는 원래 성형외과 의사였다. 그가 있던 성형외과에서는 유령의사가 수술하는 일이 빈번했는데, 그가 상담을 하러 수술실을 비운 사이, 수술받던 여자가 죽게 됐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의료사고로 마무리 지어졌고, 독고는 잠시 쉬는 걸로 끝났다. 그런데 이 사건이 뉴스에 나오게 되고, 그녀가 활동하던 봉사단체에서 병원 앞에 와서 시위를 하게 되자 독고의 가족들이 이를 알게 되고 아내와 딸이 독고가 병원에 간 사이 집을 나갔다. 독고는 하루하루 술을 마시며 살았고 그 병원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을 밝히기 위해 자료를 수집했다. 그러다 집에 빨간 딱지가 붙었고 모든 짐을 싸고 아내와 딸이 도망친 대구로 가려다 구토를 하고 기절을 하며 모든 짐을 잃어버리고 서울역에서 살게 된 것이다. 그의 실제 이름도 독고가 아니다. 노숙자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그에게 팁을 전수해준 형님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독고였다. 그는 한겨울에 그와 등을 맞댄 채 죽었고 그를 기억하기 위해서 그가 독고가 된 거였다.
독고는 자신 때문에 죽게 된 여자의 납골당을 찾아가 눈물로 사죄했고, 사죄하면서 살기 위해서인디 대구에 의료지원을 나간다. 그가 다시 서울역에 가서 대구를 가려고 했을 때 그는 다시 도망가고 싶었지만 자신을 배웅해주러 나온 사장님 덕분에 기차를 타고 대구를 가면서 이야기가 끝이 나게 된다.

인생은 원래 문제 해결의 연속이니까요. 그러니 어차피 풀어야 할 문제라면, 그나마 괜찮은 문제를 고르려고 노력할 따름이고요.
- 불편한 편의점 중 정인경-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구절이었다.

이렇게 오늘의 책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